인생의 뒤안길을 회상하면서
-구름 같은 내 인생
나는 경상남도 거제군 일운면 지세포리에서 농토는 한마지기도 없는 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조실부모하고 유년시절 6 ․ 25전쟁의 참상을 목격했고 가난한 어촌마을에서 끼니를 굶어가며 성장했다. 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 17세에 아버지를 잃었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되고 형님을 따라 부산으로 이주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가출하여 행상으로 끼니를 때우다가 여선생님의 도움으로 중학교에 진학했다. 남의 집 가정교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형님의 도움으로 중 ․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으나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결핵을 앓아 죽음을 기다렸다. 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대학에 진학하였다. 그러나 서울에서 학비와 생활비가 없어 대학을 중퇴하고 군대에 입대하여 사병2년 장교 6년으로 8년 동안 최전방에서 청춘을 보냈다.
육군 중위 때 서울 여자와 중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전방에서 육군 대위로 제대 후 8년 만에 복학하였다. 32세에 아내의 도움으로 1976년 2월 10년 만에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가정을 가진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대기업에 수습사원으로 취직하여 총무부에 근무하던 중 2년간 제주도 파견 근무 후 상경하여 간부로 진급되었다. 그러데 5년 만에 사직하고 만학으로 대학원을 나와 학원 강사 5년, 고교 교사 16년으로 정년퇴임하였다.
정년퇴직 후 2007년 6월 25일 (63세)에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사경을 헤매다가 서울 노원구 상계동 백병원에서 기사회생하여 덤으로 인생을 살고 있다.
하나님은 죽어가던 나를 두 번이나 살려주셨다. 고아 출신인 나에게 가정과 아들 3형제 그리고 지혜롭고 예쁜 손녀 2명을 주셨고 군대생활과 학교근무 기간을 합산하여 사학연금도 받게 되어 밥은 굶지 않으니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늘도 무심하고 부처님도 무정한지 빈곤과 고독 속을 헤쳐 온 나의 인생 70년의 세월 속에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가족들을 많이 잃었다. 설날 아침 직장에서 야근을 마친 사랑하는 막내아들도 잃었다. 인명재천, 인생무상, 빈손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구름 같은 내 인생, 흘러 간 슬픈 이야기는 모두 잊어버리자.
범사에 감사하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크게 잘 한 것도 없고, 크게 못 한 것도 없단다. 인생은 그런 것, 흘러가는 것이란다.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는 것 살다보면 더 큰 기쁨도, 더 큰 슬픔도 있는 법이란다. 나보다도 더 불쌍하고 슬픈 사람도 있는 것이고 나보다도 더 행복하고 기쁜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다 부질없는 것 그것은 모두 다 인간의 생각이다.
허황된 꿈도, 분에 넘치는 야망도 모두 다 인간의 교만한 생각이다. 한 많은 인생을 조용히 살다 가는 것, 한 많은 인생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그런대로 한 세상 살아 보는 것이다. 슬픈 과거는 강물 속에 던져버리고 희망 찬 내일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가보자.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이제는 어두운 과거를 묻어버리고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자.
2006년 8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청석(靑石) 김 성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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